고체상 추출법의 4단계: 컨디셔닝, 시료 적재, 세척, 용리
1. 컨디셔닝
메탄올과 같은 용매를 카트리지에 흘려주어 시료를 적재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컨디셔닝 과정에서는 카트리지 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SPE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용매화하여 정지상을 분석 물질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상태로 활성화 시킨 후에는 카트리지에 남아 있는 과량의 용매를 제거시키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는 메탄올 자체가 강한 용리제이므로 메탄올이 소량 잔류하면 다음 단계인 시료 적재 단계에서 정지상과 분석 물질의 상호 작용이 약해져서 수착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컨디셔닝을 위해서 흘려주었던 용매는 카트리지에 공기나 질소를 불어 넣음으로써 제거할 수 있는데, 용매가 카트리지로부터 방울 상태로 나오지 안ㄹ을 때까지만 하면 되고, 너무 건조시키면 재현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폴리머 기반 SPE 수착제보다는 실리카 기반 SPE 수착제에서 더 조심해야 함).
공기나 질소를 사용하여 과량의 용매들을 제거하는 대신에 정지상 부피의 2~3배 정도의 물을 컬럼에 흘려주어 용매들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에는 물로 컨디셔닝 하는 시점과 시료를 적재하는 시점과의 차이가 너무 길면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카트리지의 정지상에 있던 용매화 용매들이 물속으로 천천히 분배되어 충전 물질들에 대한 적심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며 5분 이내가 적합하다.
2. 시료 적재(흡착)
시료 용액을 고체상 카트리지('컬럼'이라고도 함)를 통해서 흘려줌으로써 분석 물질은 정지상과 상호 작용의 차이에 의해 정지상에 머물게 하고, 매트릭스 성분들은 카트리지를 빠져 나가게 한다.
시료 용액에는 분석 물질을 비롯하여 수용액 용매, 매트릭스 성분들이 혼합되어 있으므로 이 중에서 분석 물질만을 카트리지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분석 물질과 카트리지 정지상의 인력이 시료가 녹아 있던 용매(보통은 수용액)에 대한 용해도보다 커야 하며, 반면에 매트릭스 성분은 정지상에 대한 상호 작용이 약해야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화학이 중요하다. 이온화되기 쉬운 분석 물질은 시료의 pH를 조절해 줌으로써 정지상과의 상호 작용을 증가시켜서 카트리지에 머물게 할 수도 있으며, 부적절한 조건에서는 카트리지에 머물지 않고 시료 용액에 실려서 빠져나와 버릴 수도 있다.
시료와 카트리지 충전 물질의 양의 관계도 중요해서, 컬럼 정지상의 양은 작은데 시료의 양이 많고 복잡한 매트릭스일 경우에는 정지상 작용기들의 포화가 일어나서 분석 물질이 더 이상 정지상에 정량적으로 머무를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시료를 적재할 때 적재 속도(흐름 속도)가 너무 빠를 경우에는 분석 물질이 카트리지 정지상과 상호 작용을 하지 못하고 카트리지를 빠져나올 수도 있으므로 적재 속도가 적절해야 높은 회수율과 함께 정밀하고 재현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인 적재 속도는 2~4 mL/min 이다.
시료 적재 시에 시료 중에 불순물 입자 물질이 있을 경우 카트리지가 막히거나 정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시료 적재 전에 필터링을 해주는 것이 좋다.
3. 세척 단계
시료 적재 후에는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용액을 카트리지에 통과시켜 줌으로써 정지상에 머물러 있는 매트릭스 성분을 추가적으로 카트리지로부터 제거시키고, 분석 물질은 카트리지 정지상에 그대로 머물러 있도록 한다. 사용되는 세척 용매는 방해 물질만 정지상으로부터 제거될 수 있도록 용리 세기와 부피가 적절히 조절되어야 한다.
4. 용리 단계
마지막 단계인 용리 단계에서는 적절한 양(가능한 한 적은 양)의 용매를 카트리지에 통과시킴으로써 분석 물질과 정지상 간의 상호 작용을 끊어주어 분석 물질이 카트리지에서 빠져 나오게 한다.
이 단계에서도 적절한 용매를 선택함으로써 분석 물질만 카트리지로부터 선택적으로 용리시키고 방해 물질들은 컬럼에 머물게 해서 추출된 분석 물질의 순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음 단계에서 농축이나 건조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휘발성이 좋은 용매를 선택하여야 하고, GC나 HPLC에 직접 주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기기에 적합한 용매를 선택해야 한다.